한 달짜리 휴전이 깨진 자리
2026년 5월 7일 밤,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이 다시 정면으로 부딪쳤다. 한 달 가까이 유지되던 휴전 체제가 단 하루 만에 균열을 드러낸 순간이다. 같은 날, 한국 국적 화물선 ‘HMM 나무호’가 피격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직접 군사 동참을 요구하면서, 이번 사태는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한국의 원유 95%, LNG 20%가 지나는 그 좁은 수로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1. 5·7 미·이란 재충돌, 무엇이 일어났나
미국 중부사령부는 5월 7일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트럭스턴함, 메이슨함, 라파엘 페랄타함을 향해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곧바로 자위권 차원의 보복에 나섰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발사 기지, 지휘통제소, 정보·감시·정찰(ISR) 시설을 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은 유지 중”이라며 상황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이란은 미국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군 대변인은 게슘섬 바흐만 부두 일부가 피해를 입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종전 협상이 진행되던 바로 다음 날 벌어진 충돌이라는 점이 더욱 의미심장하다.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01달러까지 급등했다. 시장은 이번 충돌을 단순 사고로 보지 않고 있다.
2. HMM 나무호 피격: 한국이 휘말리는 순간
5월 4일은 한국에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호르무즈 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한국인 6명을 포함한 24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이란이 한국 화물선 등 직접 관련 없는 나라의 선박을 공격했다며, 한국도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합류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는 한국에 군사적 결단을 요구한 사실상의 직접 압박이다. 한국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에 협력을 요청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한 대처 방향을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
3.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의 실체
미국이 가동한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은 단순한 호위 작전이 아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유도미사일 구축함과 100대 이상의 항공기, 1만 5000여 명의 병력을 선박 항해 지원에 투입했다. 이 정도 전력이면 사실상 소규모 전쟁 수행 능력이다.
미국의 의도는 명확하다. 이란의 해협 봉쇄를 무력으로 무력화하고, 동맹국과 우방국까지 끌어들여 다국적 군사 행동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 구분 | 내용 |
|---|---|
| 작전명 | Project Freedom |
| 시작일 | 2026년 5월 4일 |
| 투입 전력 | 항공기 100여 대, 병력 1만 5000명, 유도미사일 구축함 |
| 목표 | 호르무즈 해협 통과 제3국 선박 호위 |
| 한국 압박 | 군사작전 동참 요구 |
4. 한국 경제에 가해질 충격
호르무즈는 한국 경제의 동맥이다. 막히면 즉사는 아니지만 마비는 확실하다.
원유·가스 직격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7%, 액화천연가스의 20.4%가 중동에서 오며, 수입 원유의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유가 시나리오 2026년 중동 정세 악화 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의 연간 에너지 비용을 10조 원 이상 증가시킬 전망이다. 해운료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반도체·조선·자동차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3-5% 약화될 수 있다.
우회로의 한계 대체 송유관도 답이 안 된다. 2026년 3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황에서 송유관 수송 능력은 하루 원유 물동량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우회 루트는 수송 비용이 50~80% 상승할 전망이다.
쉽게 말해 호르무즈가 막히면 우리는 비싼 기름을, 그것도 적게, 늦게 받아야 한다.
5. 앞으로의 3가지 시나리오
이 사태는 어디로 흘러갈까. 현실적인 시나리오 셋이다.
① 단기 봉합 시나리오 (확률 40%) 미·이란이 며칠 내 외교 채널로 충돌을 봉합한다. 트럼프 행정부도 유가 100달러 돌파는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라 장기전을 원치 않는다. 이 경우 유가는 80달러 선으로 안정.
② 장기 저강도 분쟁 시나리오 (확률 45%) 완전한 휴전도 전면전도 아닌 회색지대가 이어진다. 산발적 충돌, 선박 피격, 보복 폭격이 반복되며 해협 통행량은 평소의 70~80% 수준에서 정체. 유가는 90~100달러 박스권.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③ 전면전 확전 시나리오 (확률 15%) 이란이 본격 보복에 나서고 미국이 이란 본토 핵심 군사시설을 폭격하는 시나리오. 유가는 150달러 돌파,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한국 GDP 성장률 1%대로 추락 가능.
결론: 한국의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
이번 사태에서 한국이 직면한 질문은 두 가지다. 첫째, 트럼프의 군사 동참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 청해부대 파견은 이미 거론된 카드지만, 본격 호위 작전 참여는 외교적·경제적 부담이 다른 차원이다. 둘째, 에너지 안보를 어떻게 다변화할 것인가. 95% 호르무즈 의존은 결국 누군가의 외교 카드에 한국 경제 전체가 묶여 있다는 뜻이다.
호르무즈는 좁은 바다지만, 거기서 일어나는 일은 결코 좁지 않다. 이번 휴전 붕괴가 일시적 해프닝일지, 새로운 중동 전쟁의 신호탄일지는 앞으로 한 달이 결정한다. 우리가 할 일은 환율·유가·해운주를 매시간 확인하는 게 아니라,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에너지 구조와 외교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다.
기름값 1리터의 차이가 한 가정의 한 달을 흔들고, 한 척의 선박 피격이 한 나라의 외교를 시험한다. 지금 호르무즈에서 벌어지는 일은 멀리 있는 분쟁이 아니라 한국의 내일을 결정하는 풍향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