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지방선거가 아니다, 정권 1년의 첫 시험대
2026년 6월 3일은 단순한 지방선거일이 아니다. 2026년 6월 3일 시행 예정인 대한민국의 9번째 전국동시지방선거이자, **14석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사실상 ‘미니 총선’**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의 첫 전국 단위 선거로, 정권 심판이냐 안정 추진이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1. 9회 지방선거, 무엇이 걸려 있나
이번 선거는 시도지사·시군구청장·광역의원·기초의원·교육감을 한꺼번에 뽑는 한국 최대 규모의 풀뿌리 선거다. 이번 선거부터 교육의원 일몰제가 적용되어 교육의원에 대한 투표는 진행되지 않는다.
특히 주목할 새로운 무대가 있다. 2026년 7월 1일 출범 예정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인천광역시 영종구청장·제물포구청장·검단구청장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광주와 전남이 ‘통합특별시’로 합쳐지면서 첫 통합시장을 뽑는 역사적 선거가 동시 진행되는 셈이다.
2. ‘미니 총선’이 된 14석 재보궐선거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핵심 축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4곳이다.
2026년 6월 3일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재보궐선거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총 14석의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이 걸려 있는 ‘미니 총선’이라는 타이틀에 부족함이 없는 선거이다. 선거 지역 중 12곳은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고, 2곳은 국민의힘이 승리한 지역이다.
가장 화제의 선거구는 인천 계양구 을이다. 이재명 의원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어 국회의원직을 당연퇴직하면서 보궐선거가 열리게 되었다. 대통령 당선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린 것은 1960년 윤보선 의원 이후 65년 만이며 1987년 민주화 이후로는 최초다.
또 한 곳의 핫스폿은 부산 북갑이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검사 시절 부산지방검찰청 근무 이력을 고리로 출마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어 왔고 2026년 4월 13일 부산 만덕동에 자택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사실상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3. 서울시장 빅매치: 정원오 vs 오세훈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장이다. 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대결로 압축됐다.
정원오: 3선 구청장, ‘일잘러’ 명픽
정원오 후보는 민선 6·7·8기 서울특별시 성동구청장으로,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 중 수도권에서 유일한 3연임 기초자치단체장이었다. 12년간 성동구를 운영하며 성수동을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변모시킨 행정 성과가 강점이다.
정 후보는 시정 기조로 ‘시민이 주인인 서울’을 내세우며, 시장이 시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불편을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높이는 ‘착착개발’을 제시했다.
핵심 공약은 ① 착착개발(재개발·재건축 속도전, 최대 3년 단축) ② 동부선 신설(수유~종합운동장 연결, 격자형 도시철도망) ③ AI 기반 시민주권 행정 ④ 30분 통근 도시 ⑤ 서울공유오피스 대폭 확충 등이다.
오세훈: 4선 현직, ‘활력 서울’ 카드
오세훈 후보는 제39대 서울특별시장이자 헌정사상 최초의 4선 광역자치단체장이라는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4번째 연임에 도전하는 강력한 인지도와 행정 경험이 무기다.
오세훈 후보는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이라는 1호 공약을 제시했다. 핵심은 주택 공급 속도전이다. ‘신속통합기획’의 성과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줄여 2031년까지 총 31만 호의 주택을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신통기획은 5년 이상 걸리던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 내외로 단축하는 정책이다.
이외에도 ‘아이 행복도시 서울’ 공약으로 서울형 키즈카페 404개소 확대, 어린이 상상랜드 8곳 신규 조성, 사교육비 걱정 없는 실기 교육 지원을 내놨다.
4. 여론조사: 민주당 우세, 그러나 격차 좁혀져
4월 24일 공개된 CBS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 서울시장 가상대결에서 정원오 후보 지지율은 45.6%, 오세훈 시장은 35.4%를 기록해 오차범위 밖 10.2%포인트 격차였다.
다만 흐름 자체는 변화 중이다. 앞서 여야 모두 경선을 치르던 때 정 후보와 오 시장 가상대결 여론조사들에서는 20%포인트 차이까지 벌어졌던 바 있다. 후보가 확정되면서 격차가 절반으로 좁혀진 것이다. 정원오 본인도 “박빙의 선거”라고 자세를 낮출 정도다.
전국적으로는 민주당이 압도적이다. 광역단체 10곳 중 9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크게 이긴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5. 핵심 관전 포인트 3가지
① 정권 1년 차 허니문 효과 vs 견제론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시점에서 치러지는 첫 전국 선거다. 여당이 패하면 정권 심판 성격을 배제할 수 없어 출범 1년 된 정부 국정 운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반대로 승리하면 중앙정부·국회·지자체 모두 우위를 점한다.
② 대구 시장 변수 민주당이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한 대구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출마하며 다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앞서고 있다. 보수의 심장부에 깃발을 꽂으면 정치 지형이 흔들린다.
③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가능성 당초 6월 3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진행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반대로 5월 7일 표결이 무산되면서 동시 실시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마무리: 5월의 27일이 말해줄 것
지방선거 D-27, 한국 정치의 모든 변수가 한 무대에 모였다. 12·3 비상계엄의 후유증, 개헌 갈등, 특검 정국, 미·이란 종전 이슈, 코스피 7000 시대까지. 6월 3일 밤 9시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우리는 이재명 정부 1년의 성적표와 한국 보수 진영의 재건 가능성, 그리고 한국 풀뿌리 민주주의의 새 풍경을 동시에 확인하게 된다.
선거는 투표함에서 끝나지만, 진짜 변화는 그 후에 시작된다. 누구를 뽑느냐만큼 중요한 건, 우리가 무엇을 보고 뽑았는가에 대한 기억이다.